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출근길 풍경#2

언덕위에 서서 2004. 12. 6. 10:25

매주 월요일엔~~~~~
회의차 도청에 들어 갑니다.

통상 7~8명이 근무하는 외청 제 사무실에서 지내다보니~~

이사람, 저사람 만나 반가운 체, 인사하고 악수하고 하는 것이
좀 번잡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거길가야 도청의 분위기도 알 수 있고
금주는 어디다 초점을 맞추어야 할 지 가늠할 수 있으니
꼭 가야 되는 일이지요.

아침에 부지런히 신청사 계단을 올라가는 데
누군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고개를 끄떡합니다.
본부에 갈 때마다 자주 마추치는, 얼굴만 아는 도청 직원이더군요.
" 아! 예~~"하며 그를 지나쳐 올라 왔지요.

그러다 문득
저 사람은 몇살이나 됐을까? 그리고 직급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다 봤는데 그 순간 멈칫~~
순간적으로 어깨를 펴고 턱을 위로 치켜 세웠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는 그의 굽은 등과 고개가
일에 치여 매일을 정신없이 지내는
공무원들의 공통된 자세인 듯하여~~~
그리고 잘못하면 나도 저런 굽은 자세로 계단을 내려 갈 것이
틀림없을 것이라는 섬뜩함에~~~
어깨를 펴고, 턱을 바짝 치켜 세우고 걸었지요~~~~

" 나도 어릴 적 꿈은 대통령이었는데~~~~"

옆머리 희어지고, 신문 읽으려면 팔길이 만큼 내밀어야 제대로 보이고
매일 몸에 붙히고 다니는 핸드폰도 툭하면 엉뚱한 곳에 두고 나오는
이즈음의 자신을 되돌아 볼때마다~~

섬뜩하지요.~~
남들의 눈에 측은하게 비칠까봐~~~~

그러다가~~~~~~
없는 몸짓 지어내는 자신이 또 실없게 느껴져
" 자~~~ 좋은 아침입니다~~~~"
목소리 꾸며내 반갑게 인사하며 들어 서지요.

별로 반가울 것 없는~~
나와 똑 같은 심정일지도 모를 사람들 앉아 있는 방으로 ~~



출처 : 출근길 풍경#2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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