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6월을 열며
언덕위에 서서
2007. 6. 5. 23:29
1.
계절의 여왕 5월이 가는 것이 아쉬워서인가~
지난 주말, 휴일은 유난히 헬기 출동이 많았다.
이러다 단골손님 생길까 겁난다.
토요일 출근하자마자 영시암-오세암 사이에 낙상환자 있단다.
영시암내 건물 지를 자리에 헬기를 착륙시키고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신고자와 함께 구조대원을 올려 보냈다.
한참을 기다라고 있는데, 절집 보살님이 파인애플이 든 그릇을 들고 나온다.
모녀가 급한 병환으로 헬기를 타고 나간 적이 있다며~~~
감사한 마음에 과일 한 쪽을 입에 넣었으나, 마음이 환자에게 가 있으니
깊은 산속의 귀한 음식도 그 맛을 모르겠다.
기다리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본다. 줄줄이 산을 내려 오는 사람들~~
대부분 등산복장을 잘 갖춰입은 50~60대 등산객들이다.
물론 개중에 면바지에 일상화 차림도 몇몇 눈에 뜨인다.
다친 사람 봤냐고 물어 보니,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 예, 요 위에 얼마 안되는 곳이에요~"
대답하는 모습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 한마디 올린다.
" 여기가 어딘데, 그런 신발로 올라 오세요, 우린 어떡 하라고?"
" 아, 예~~예, 죄송합니다"
엉뚱한 사람 군기잡고, 들것에 실려온 부상자를 싣고 이륙한다.
2.
저녁 6시경 오세암에 환자 2명.
다시 출동, 공사가 한창인 오세암의 좁은 앞마당에 억지로 착륙, 환자를 싣고 이륙.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는 인제 운동장에 내리니~~
여장부 타입의 괄괄한 두 경상도 할머니 하시는 말씀
" 백담사에서 일행들 만나기로 했는데, 여 내려주믄 우야노?"
(그 할머니들 아마, 구급차타고 백담사까지 다시 돌아 갔을거다)
3.
요즘 일몰이 7시40분 경인데, 그 때가 6시 50분이다.
다시 임무 접수.
봉정암 깔닥고개에 저체온증 환자가 있단다.
봉정암에서 소청 올라가는 길가에 나무 몇그루 베어 낸 공터가 있다.
(그나마 그곳이 기류도 안정되고, 봉정암에서 가깝고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사정사정해서 나무 몇그루 베어내고 확보한 구조지점인데~~
그리고 통상 그 곳으로 환자를 옮겨 구조작업을 해 왔는데~~)
환자를 그리로 옮기라니( 20여분 걸린다)
그 수고하기 싫어, 좁고 위험한 깔딱고개로 헬기 오란다.
옛날에도 그 자리에서 구조 작업한 적 있다고 고집을 세우며~~
"그러다 사고 나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 7시 10분까지 환자 옮겨 놓지 않으면
일몰때문에 헬기구조는 못하는 걸로 알라"고 거친 소리가 나간다.
서편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내 맘도 급해지기 시작한다.
7시 20분, 드디어 환자 옮겨 놨다는 연락이 온다.
봉정암, 4000피트(1300 미터) 고지로 올라간다. 한숨이 나온다.
동쪽의 해무가 스믈스믈 서쪽으로 고개를 넘어온다.
부지런히 대원이 내려가고 환자를 달아 올린다.
철수하는데, 환자가 심하게 떨고 있으니 히터를 틀란다.
얼른 히터를 최대로 켠다.
저체온증이면 까딱,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일.
그곳 상황 빠끔하게 꿰고 있는 봉정암 사무장을 위시해서
이 사람들, 좀 더 빨리 조치하지 않고~~
괜히 고생한 사무장 원망하고 있는데, 선임구조대원이 한마디 덧 붙힌다.
" 저체온 증세가 술을 마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 뭐? 그 시간에, 그 높은 곳에서, 술을 마셔?
어떻게 내려 올라고? "
첨부터 헬기타고 내려 올 작정을 했나 보군.
구급차에 환자 인계하니 이미 하늘이 어두워 졌다.
실내등을 켜고, 차분히 기지로 돌아온다.
그제서야 시장기도 느껴진다.
그래. 사람 사는 데도 여러 형태가 있으니~~하는 맘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4.
일요일 오전.
봉정암에, 당뇨환자와 발목골절환자 있단다.
당뇨가 금방 쇼크에 빠질 수 있는 증상이니, 부지런히 춘천까지 데려와
구급차에 인계한다.
까딱했으면 사람 목숨 하나 잃을 뻔 했는데, 큰 일했다 하며 기지로 돌아 오는데
구급차에서 상황실로 무선보고하는 내용이 들린다.
환자들이 시외버스터미널로 가기를 원하는데, 그래도 되겠느냐고~~
두 양반 다 50대 후반 여자들인데, 쌕에 노란 꼬리표 붙히고 있었다.
"두레 산악회~~~"
아마 내 평생 안 잊어버릴 산악회 이름이리라~~
5.
일요일 오후 6시.
서북능선, 귀떼기 청봉 부근에 탈진한 장애인이 있단다.
"어떤 장애래? 모른답니다."
위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이륙했다. 이럴 때 정말 갑갑하다.
서북능선을 20여분 수색해도 환자를 못 찾겠다.
전화는 되다 말다 하지, 헬기가 왼쪽에 보이다 안 보여요 하는 소리나 하지~~
보호자와 같이 있는지 장애 가진 사람 혼자 있는건지, 갑갑하다.
계속 그 부근을 선회하다 마침내 나무밑에서 손 흔들고 있는 요구조자를 찾았다.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등산을 온 모양인데~~~
탈진한 친구는 자기의사도 제대로 밝힐 수 없는 수준이고 , 신고를 한 사람은 보호자인 듯한데
이것도 , 참 갑갑핟 못해 무책임한 행동이라 느껴진다.
그런 친구를 데리고, 그 긴 코스를 무슨 용기로 올랐는가 말이다.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6.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지지난 목요일이다
계방산 정상에서 300미터쯤되는 곳에 낙상한 환자가 있단다.
출동하려하니, 상황실에서 잠시 기다리란다.
신고자가 술이 취했는지, 횡설수설하는데 그 말 듣고는 위치 파악이 안되고
핸드폰 위치추적해 본 다음 정확한 위치 통보해 주겠다고~~
얼마 후, 계방산은 안뜨고 홍천 동면 중계소까지만 파악이 된단다.
할 수 없지, 계방산에 가서 김서방 찾아야지~~
대원이 직접 통화를 시도하는데~~
"네,네~~"하고 만다.
" 왜?" "횡설수설합니다."
"전화기 이리 줘 봐", 내가 전화를 한다.
" 선생님 지금 있는 위치가 정확히 어디쯤이예요?"
"아이 씨발, 내가 지금 산에서 굴러서 옆구리하고 허벅지에 부상을 입었는데
빨리 치료받고 서울 가야하는데, 헬기는 안보내고 자꾸 전화질만하는거야.
안 보낼라면 보내지마, 씨발~~~"
내 두 귀로 들은 그대로다. 녹음은 못했다.
그대신 나도 소리를 질렀다. 있는 힘껏~~~
"헬기가 갈건지, 지상구조대가 갈 건지는 우리가 판단할 사안이고
당신 술 먹었어?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으니까 자꾸 전화하는거 아냐?
헬기가 당신 자가용이야?
빨리 지금 위치나 말해~~ 계방산 정상이야, 운두령 정상이야?"
내가 악을 쓰니 다소 주춤해졌다. 말소리도 공손해졌다.
현재 위치는 운두령 휴게소에서 50미터쯤이란다.
그 말도 믿을 건 못되지만, 이미 그 부근에 가 있는 지상대원에게 연락을 해준다.
운두령 부근인 것 같으니, 잘 찾아 보라고~~
그러고도 마음이 안 놓여, 헬기도 출동을 한다.
진짜 상처가 심해서 죽거나 하면 완전히 덤터기 쓰기 때문에~~
계방산 정상에 착륙하여 아무리 둘러봐도 개미새끼 하나 없다.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오며 훑어봐도, 이미 녹음이 우거진 등산로 위에서
찾아낼 방도가 없다. 쓸데없이 허공만 맴돌고 있는거지.
전화는 숫제 받지도 않는다. 불안하다,
술 취한 걸음으로 내려오다 어디 낭떨어지로 떨아진 건 아닌지~~~
운두령 휴게소 부근까지 내려와, 지상구조대원에게 연락을 하니,
자기네가 요구조자 발견해서 내려가고 있단다. 멀쩡한 상태이고~~~
"크 하하하~~ 당신 정말 내 성질 체크하는 모양인데~~
내 맘 독하게 먹으면, 당신 과태료 먹일 수도 있다. 개망신 당하게~~"
당신 제발 다시는 강원도에 오지마라.
당신같은 사람, 강원도 산에 오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이 가는 것이 아쉬워서인가~
지난 주말, 휴일은 유난히 헬기 출동이 많았다.
이러다 단골손님 생길까 겁난다.
토요일 출근하자마자 영시암-오세암 사이에 낙상환자 있단다.
영시암내 건물 지를 자리에 헬기를 착륙시키고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신고자와 함께 구조대원을 올려 보냈다.
한참을 기다라고 있는데, 절집 보살님이 파인애플이 든 그릇을 들고 나온다.
모녀가 급한 병환으로 헬기를 타고 나간 적이 있다며~~~
감사한 마음에 과일 한 쪽을 입에 넣었으나, 마음이 환자에게 가 있으니
깊은 산속의 귀한 음식도 그 맛을 모르겠다.
기다리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 본다. 줄줄이 산을 내려 오는 사람들~~
대부분 등산복장을 잘 갖춰입은 50~60대 등산객들이다.
물론 개중에 면바지에 일상화 차림도 몇몇 눈에 뜨인다.
다친 사람 봤냐고 물어 보니,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 예, 요 위에 얼마 안되는 곳이에요~"
대답하는 모습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 한마디 올린다.
" 여기가 어딘데, 그런 신발로 올라 오세요, 우린 어떡 하라고?"
" 아, 예~~예, 죄송합니다"
엉뚱한 사람 군기잡고, 들것에 실려온 부상자를 싣고 이륙한다.
2.
저녁 6시경 오세암에 환자 2명.
다시 출동, 공사가 한창인 오세암의 좁은 앞마당에 억지로 착륙, 환자를 싣고 이륙.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는 인제 운동장에 내리니~~
여장부 타입의 괄괄한 두 경상도 할머니 하시는 말씀
" 백담사에서 일행들 만나기로 했는데, 여 내려주믄 우야노?"
(그 할머니들 아마, 구급차타고 백담사까지 다시 돌아 갔을거다)
3.
요즘 일몰이 7시40분 경인데, 그 때가 6시 50분이다.
다시 임무 접수.
봉정암 깔닥고개에 저체온증 환자가 있단다.
봉정암에서 소청 올라가는 길가에 나무 몇그루 베어 낸 공터가 있다.
(그나마 그곳이 기류도 안정되고, 봉정암에서 가깝고해서,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사정사정해서 나무 몇그루 베어내고 확보한 구조지점인데~~
그리고 통상 그 곳으로 환자를 옮겨 구조작업을 해 왔는데~~)
환자를 그리로 옮기라니( 20여분 걸린다)
그 수고하기 싫어, 좁고 위험한 깔딱고개로 헬기 오란다.
옛날에도 그 자리에서 구조 작업한 적 있다고 고집을 세우며~~
"그러다 사고 나면 당신이 책임질거냐고?, 7시 10분까지 환자 옮겨 놓지 않으면
일몰때문에 헬기구조는 못하는 걸로 알라"고 거친 소리가 나간다.
서편 하늘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내 맘도 급해지기 시작한다.
7시 20분, 드디어 환자 옮겨 놨다는 연락이 온다.
봉정암, 4000피트(1300 미터) 고지로 올라간다. 한숨이 나온다.
동쪽의 해무가 스믈스믈 서쪽으로 고개를 넘어온다.
부지런히 대원이 내려가고 환자를 달아 올린다.
철수하는데, 환자가 심하게 떨고 있으니 히터를 틀란다.
얼른 히터를 최대로 켠다.
저체온증이면 까딱,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일.
그곳 상황 빠끔하게 꿰고 있는 봉정암 사무장을 위시해서
이 사람들, 좀 더 빨리 조치하지 않고~~
괜히 고생한 사무장 원망하고 있는데, 선임구조대원이 한마디 덧 붙힌다.
" 저체온 증세가 술을 마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 뭐? 그 시간에, 그 높은 곳에서, 술을 마셔?
어떻게 내려 올라고? "
첨부터 헬기타고 내려 올 작정을 했나 보군.
구급차에 환자 인계하니 이미 하늘이 어두워 졌다.
실내등을 켜고, 차분히 기지로 돌아온다.
그제서야 시장기도 느껴진다.
그래. 사람 사는 데도 여러 형태가 있으니~~하는 맘으로
하루를 정리한다.
4.
일요일 오전.
봉정암에, 당뇨환자와 발목골절환자 있단다.
당뇨가 금방 쇼크에 빠질 수 있는 증상이니, 부지런히 춘천까지 데려와
구급차에 인계한다.
까딱했으면 사람 목숨 하나 잃을 뻔 했는데, 큰 일했다 하며 기지로 돌아 오는데
구급차에서 상황실로 무선보고하는 내용이 들린다.
환자들이 시외버스터미널로 가기를 원하는데, 그래도 되겠느냐고~~
두 양반 다 50대 후반 여자들인데, 쌕에 노란 꼬리표 붙히고 있었다.
"두레 산악회~~~"
아마 내 평생 안 잊어버릴 산악회 이름이리라~~
5.
일요일 오후 6시.
서북능선, 귀떼기 청봉 부근에 탈진한 장애인이 있단다.
"어떤 장애래? 모른답니다."
위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이륙했다. 이럴 때 정말 갑갑하다.
서북능선을 20여분 수색해도 환자를 못 찾겠다.
전화는 되다 말다 하지, 헬기가 왼쪽에 보이다 안 보여요 하는 소리나 하지~~
보호자와 같이 있는지 장애 가진 사람 혼자 있는건지, 갑갑하다.
계속 그 부근을 선회하다 마침내 나무밑에서 손 흔들고 있는 요구조자를 찾았다.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등산을 온 모양인데~~~
탈진한 친구는 자기의사도 제대로 밝힐 수 없는 수준이고 , 신고를 한 사람은 보호자인 듯한데
이것도 , 참 갑갑핟 못해 무책임한 행동이라 느껴진다.
그런 친구를 데리고, 그 긴 코스를 무슨 용기로 올랐는가 말이다.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6.
말 나온 김에 하나 더, 지지난 목요일이다
계방산 정상에서 300미터쯤되는 곳에 낙상한 환자가 있단다.
출동하려하니, 상황실에서 잠시 기다리란다.
신고자가 술이 취했는지, 횡설수설하는데 그 말 듣고는 위치 파악이 안되고
핸드폰 위치추적해 본 다음 정확한 위치 통보해 주겠다고~~
얼마 후, 계방산은 안뜨고 홍천 동면 중계소까지만 파악이 된단다.
할 수 없지, 계방산에 가서 김서방 찾아야지~~
대원이 직접 통화를 시도하는데~~
"네,네~~"하고 만다.
" 왜?" "횡설수설합니다."
"전화기 이리 줘 봐", 내가 전화를 한다.
" 선생님 지금 있는 위치가 정확히 어디쯤이예요?"
"아이 씨발, 내가 지금 산에서 굴러서 옆구리하고 허벅지에 부상을 입었는데
빨리 치료받고 서울 가야하는데, 헬기는 안보내고 자꾸 전화질만하는거야.
안 보낼라면 보내지마, 씨발~~~"
내 두 귀로 들은 그대로다. 녹음은 못했다.
그대신 나도 소리를 질렀다. 있는 힘껏~~~
"헬기가 갈건지, 지상구조대가 갈 건지는 우리가 판단할 사안이고
당신 술 먹었어?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으니까 자꾸 전화하는거 아냐?
헬기가 당신 자가용이야?
빨리 지금 위치나 말해~~ 계방산 정상이야, 운두령 정상이야?"
내가 악을 쓰니 다소 주춤해졌다. 말소리도 공손해졌다.
현재 위치는 운두령 휴게소에서 50미터쯤이란다.
그 말도 믿을 건 못되지만, 이미 그 부근에 가 있는 지상대원에게 연락을 해준다.
운두령 부근인 것 같으니, 잘 찾아 보라고~~
그러고도 마음이 안 놓여, 헬기도 출동을 한다.
진짜 상처가 심해서 죽거나 하면 완전히 덤터기 쓰기 때문에~~
계방산 정상에 착륙하여 아무리 둘러봐도 개미새끼 하나 없다.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오며 훑어봐도, 이미 녹음이 우거진 등산로 위에서
찾아낼 방도가 없다. 쓸데없이 허공만 맴돌고 있는거지.
전화는 숫제 받지도 않는다. 불안하다,
술 취한 걸음으로 내려오다 어디 낭떨어지로 떨아진 건 아닌지~~~
운두령 휴게소 부근까지 내려와, 지상구조대원에게 연락을 하니,
자기네가 요구조자 발견해서 내려가고 있단다. 멀쩡한 상태이고~~~
"크 하하하~~ 당신 정말 내 성질 체크하는 모양인데~~
내 맘 독하게 먹으면, 당신 과태료 먹일 수도 있다. 개망신 당하게~~"
당신 제발 다시는 강원도에 오지마라.
당신같은 사람, 강원도 산에 오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