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꽃

1.
긴~~~ 일요일 하루. 대기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
길 가 아카시아 나무가 하얗게 변했다.
더불어 길거리에 퍼져있던 냄새도 바뀌었다.
자동차 매연은 간 곳 없고, 꽃 냄새가 향기롭다.

아카시아 향기는 양봉업자에겐 아카시아꿀을~
낚시꾼에겐 잉어 낚시철이 왔음을 의미한다.
대형 마트엔 돗자리서건 야외용품 팔 때를 의미하고~~~~

내겐?
산불시즌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산불만 끄는 사람들이야 한 시름 놓을 시기지만
내겐 다시 산악구조 시즌의 시작을 의미한다.

며칠 사이, 그 동안 폐쇄되었던 등산로 개방되자, 구조 건수가 늘기 시작한다.
올 핸, 국립공원 입장료도 안 받는다니, 준비없이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더 늘어 나는 것 같다.

어제 치악산 사다리병창 능선에, 어깨 탈골로 꼼작도 못하는 환자가 있다길래
불이나케 쫒아 갔더니만, 젊은 여자가 고통스런 표정으로 헬기에 오른다.

습관적으로, 그 사람의 복장과 신발을 보니, 당연한 결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바지에, 끈 매는 구멍이 많고, 바닥이 앞뒤축 구분없이 평평하고,
곰보무늬인 운동화(우리 둘째 놈이 멋 부리느라 그 신발을 신고 다녀 잘 안다)
차림이었다.

전 날, 비가 와서 산길이 온통 미끄러운데~~ 백 번 당연하지, 미끄러 지는거~~


2.
그 뒷치닥거리하느라, 있는대로 스트레스 받고 사는 사람들,
결국엔 자기 천수를 깍아 먹으며 살고 있는 줄 아는지 모르는지~~

지난 금요일, 함께 근무하는 조종사 한 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는 보고를 한다.
최근에 서울과 중앙119 구조대에서도, 조종사 2명이 건강 문제로
사직했다 하고~~~~~

이 직업, 정말이지 별로 좋은 직업 못된다.
매번하는 말이지만, 남 놀 때 같이 놀고, 남 일할 때 같이 일하는~
평범한 직업이 좋지~~~

사람이 땅에 발바닥을 붙히고 살도록 지어진 생물인데.
그걸 거역하고 사니, 몸이 못 견디는 거겠지.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조차 그런 면을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으니
비행 스트레스에, 주변에서 주는 스트레스까지 겹쳐
왕 스트레스 Job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