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스크랩] 옆동 어르신~~

언덕위에 서서 2004. 12. 6. 10:18
"막내슈슈~~"

견종: 미니어쳐 슈나우져, 2002년 12월 21일생, 수컷.
칼라: Salt & Pepper( 전체적으로 후추색에 부분적으로 흰색이 섞임)
특징: 잘생긴 골격에 거의 짖지 않음(하루에 10회 미만)
구입동기: 막내아들놈이 강아지 사달라고 조르길래 기말고사 1등하면 사주마했더니 진짜로 1등하는 바람에 겨자 씹는 표정으로 사게됨.(2003. 2월)
생일이 우리의 결혼 기념일과 일치해서 그것도 인연이다하고 애정을 주게됨.

그래서~~
이 강아지를 데리고 아침, 저녁에 한번씩 산책하는게 일과가 되었는데
그 때, 자주 뵙게 되는 옆동의 한 어르신 얘길 하려고요~

이 어르신은 코카 스파니엘을 기르시는 데 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서, 비가 오는 날도 어김없이 그 큰 녀석을 데리고 나와 오줌,똥 누이고, 산책시키곤 해요.
말 그대로 지극 정성이죠~~

그런데 뒷처리하는 걸 못 보겠더란 말입니다.
우리는 애건 어른이건,개 데리고 나갈땐, 모종삽, 휴지, 비닐봉지등이 들어있는 개전용 신주머니를 들고 나서는데~~~
그 어른을 비롯해서 우리동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개끌고 나왔다 일 벌어지면 그제서야 휴지나 발로 대충 해치우는게 보통이죠.
보는 사람 없으면 그나마도 안하고~~~

어느날 개 두마리가 만나 낑낑대며 서로 냄새를 맡고 있고, 사람들은(저와 그 어르신) 서로 그 집 개 잘생겼다고 인사치레하고 있는데, 우리 개가 일 벌렸어요.
자연스럽게 신주머니에서 모종삽 꺼내 배설물을 화단에 묻었죠,
이걸 보고 이 어르신이 좀 무안하셨어요, " 아니, 나는 그냥 두었다 며칠만에 한번씩 치우는데~~~"
뭐, 그 비슷한 말씀을 하고 가셨어요.

바로 다음 날.
무심코 아파트 화단을 내려다 보던 나는 " 푸~하하하하하하하"
혼자 소리내어 웃었지요.
*
*
*
이 어르신이 개를 데리고 나오셨는데 한손에는 밭일용 큰~~ 삽을 들고 계시더라구요.

몇번을 봤는데 계속 그러셔요~~~
" 모종삽 하나 사다 드려야하나 어쩌나~~~?"
출처 : 옆동 어르신~~
글쓴이 : 비탈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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