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사람이야기
졸업식
언덕위에 서서
2006. 2. 22. 20:03
올핸 2곳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는 행운을 누렸다.
2.10일 큰 아들 놈 졸업식과
2.15일 표창전수하라해서 모교 졸업식에 참석한 것.
아들놈의 학교는 집에서 3분 거리다.
작은 놈 포함 해 네식구가 졸업식에 참석했다.
똑똑하지 못한 녀석, 3년동안 학교라는 정글에서
왕따 당하면 쉽게 피난 올 수도 있는 거리였고~~
집이 눈에 보인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을 터이다.
큰놈이 다닌 학교는 농공고다. 올해 93회 졸업이다.
졸업장과 표창수여를 마치고 일일이 내빈 소개를 하는데
학교를 졸업한지 60년이 된 동문도 있었다.
그러니 지역사회에서의 세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농공고라 남녀 공학이고, 3학년 2학기는 현장실습을 나간다.
이 실습기간 동안 아이들은 완전히 변해서 나타나는 것이다.
볼쌍 사납게~~~
사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한 비율이 30~40%는 되어 보였다.
게다가 왜 그렇게 떠들고 돌아다니고 우우~~ 소리 지르고 하는지
(남자아이들은 조용한데, 여자애들이 극성을 떨고 있었다.
요즘 여자애들이 남자애들 두들겨 팬다는 얘기가 이해되었다)
졸업식장의 분위기를 보고
3년의 교육과정이 어떻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초 입학하는 아이들의 자질문제도 있겠지만~~
모교 졸업식에 갔다.
올해 31회 졸업식인데 내가 1회 졸업이니
30년만에 참석하는 것이다.
중고가 같이있는 학교인데 나는 중고를 다 다녔다.
내빈 중에 역대 교장 세분이 참석하셨는데
모두 은사들이시고
중학교 동기 2명이 모교에서 근무하며
교감을 바라보는 위치이고~~
도지사표창 전수이니 그 핑계로 단상에 올랐다.
아이들 분위기가 엊그제와는 많이 다르다.
사복차림이 눈에 안 뜨인다. 노란 더플코트 입은 녀석이 2~3명
눈에 뜨일 뿐~~
조용하다. 돌아다니는 녀석도 없다.
졸업장이나 상장을 받는 표정이 다르다.
밝고 자신이 있다.
상장을 받고 돌아서서 내빈들 앞에서
큰소리로 한마디하고 내려가는 녀석들도 있다.
"여러분! 졸업하고 나가서도 세상의 빛이 됩시다! 어쩌구~~"
그러면 다 같이 박수를 친다, 웃음과 함성이 함께 터져나오지만
조롱조가 아니다. 격려와 동의의 의미다.
앉아있는 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참 괜찮은 학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날 저녁, 학교에 있는 동기가 주선을 해주어
해외 이민갔다 잠시 들른 동기, 교사인 동기 둘, 나와 내 마눌(중학교 동기다) 등이
퇴임하신 은사 여섯분을 인근 식당으로 모셨다.
교장선생님 세분과 담임선생님 등이시다.
다함께 큰절을 올리고 나서 음식을 나누며 올린 말씀이
"저희들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였는데
맞는 말이었다.
보기 좋은 졸업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쳤는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학교, 교사 ,학생 모두의 성적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염치와 예의같은 기본 소양을 갖추고 학교를 졸업하는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