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3년
19930505
안녕!
오늘은 편지지 앞뒤로 빽빽하게 써야겠다. 지난번에 1달라 주고(기본이 50센트) 편지 부치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앞뒤로 쓰지 않은 게)
ㅇ At the Restaurant - Tips, Waitress, Name of American Food
미국식당의 특징으로 우선 눈에 띄었던 게 식당 Open 시간과 아침, 점심, 저녁에 따라 정장이 요구되거나, 캐쥬얼이 허락되거나 한다는 것과 Waiter 또는 Waitress들의 장사꾼 냄새 전혀 안 나는 Service 태도였다.
천성이 처음 보는 사람과 마주쳐도 Hi !하고 온 얼굴 하나가득 미소짓는 게 기본인 사람들이니 식당에서 손님에게 생글거리는 건 전혀 힘들지 않은 일일테고, 거기다 손님이 자기의 Service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곧바로 Tip의 액수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니 그들의 태도가 어떠하리란 건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
적당한 무게(비굴하게 느껴지지 않도록)와 미소, 유모어가 합쳐져서 손님을 왕처럼 느끼게 해주지. 왕이 됐으니 물론 손님으로서의 매너에도 신경 쓰게 되고, Tip에 대해서도 관대해지게 되고.
음식이름 - 물론 영어지. 어떻게 읽어야 되는지 도무지 짐작이 안 되는 음식 이름들과 그 재료가 연결이 안되고 또 대개가 2-3가지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뭐가 뭔지 되는대로 Yes, Yes해 놓고 보면, 양은 으레 먹을 수 있는 양의 2배 이상이고 Sauce는 어떤 걸 넣어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남들이 다 넣곤 하니까 에라 모르겠다 불그레한 소스(케첩 비슷하니까) 하나 골라 넣어보면 어이구.. 또 속았구나.
-이젠 많이 약아졌지. 음식이름도 몇 개 외웠고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식사를 몇 번 했는데 -물론 미국인 Tour Guide와 함께였지. 그거 기분이 괜찮더군. 말로만 듣던 Lobster니 T-borne Stake니 하는 것들 겁 안내고 시켜보니까... 남의 돈 쓰는 건 다 기분이 좋은건지 Tour Guide( 실상은 우리의 교관이지)도 tip 팍팍 주면서 기분 내는 꼴이라니...
세상 다 이런 거구나, Buyer or Guest 대접하는 건 미국이건 어디건 이렇게 되어 갈 수밖에 없구나, Guest의 위치라는 게 뭔지 알았으니 목에 힘 좀
주고 적당한 무게 넣어가면서 챙길 건 다 챙기고...
ㅇ English & Shopping
Shopping하러 가서 내가 영어를 그렇게 잘하는구나하고 스스로 감탄했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지.
우선 계산대에 서있는 친구들 중엔 Spain계, 필리핀계, 또는 중국계의 가나한 때가 몸에 밴 친구들이 많았고 그들의 영어라는 게 나랑 비슷한 발음에 아마 Broken 상태도 비슷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우쭐해지지 않을 수 없었지. 어쩌다 노랑머리 Original을 만나도 무척 잘 알아들어 -그러니 내가 영어 무척 잘하는 줄 알았지...
얼마쯤 지난 다음에 그게 아니구나, 내가 돈을 갖고있기 때문에 -그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달러가 내 지갑 안에 있기 때문에, 또 Tip이라는 게 있으니까?- 내 Broken 영어가 그렇게 유창하게 그들의 귀를 때리고 있구나하느 감을 느끼게 됐지.
1달러의 위력이라는 게 얼마나 큰지 요즘 실간을 하고 있지 -엊그제 San Francisco 판 중앙일보를 보니까 햄버거 가격을 매개체로 원화와 달러의 실질가치를 비교해 봤더니 1:1008원이라나? 그런데 내가 느끼기엔 그보다 더 커, 2000-2500원 정도는 하는 것 같아.
수영복입고 춤추는 Dancer들 있는 술집에 가서 1달러를 Table에 놓고 있으면 그 친구 코앞 10cm 앞에서 양다리를 Maximum으로 벌리고 -이마 무슨 냄새도 날 것 갔더라- 1분쯤 감상할 시간도 주지.
여기도 Begger들이 있어. 25cent를 줬더니 -얼마나 거만한 기분으로 주었는지 아마 상상할 수 없을 거야- 눈이 휘둥그래 당황하더군. 깡통 안을 들여다봤더니 순 Penny만 몇 개 있는 거야. 우리나라 10원 짜리 동전 대접도 못 받는 Penny가...
잘살건 못살건 돈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솔직한 자세, 솔직한 존경심...글세 거의 노골적이라고 표현해야할 것 같은 돈에 대한 감정. 아직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결정이 안된 상태야 - 흔히 하는 말로 “돈이 말을 하는 나라”
임에 틀림없어. 그러니 한 100불쯤 넣고 Shopping하러가면 자연 목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내가 영어 잘하고 못하고는 전혀 그들의 안중에 없어. 돈에 대한 존경심이 그들의 눈과 귀를 막아 버리니까, 최소한 내가 100불짜리를 내놓는 순간만은... -더러 외국인들(Minority)에 의해 영어가 엉망이 된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기야 하겠지만-
ㅇ Cars, Drive Rules -Traffic Signal Panels Maps
내가 본 미국이라는 나라, 규칙이 많고 그 많은 규칙이 거의 완전하게 지켜지고 그런 규칙들에 대해 대개는 거부감이 없는 미국 사람들.
이런 면들은 운전을 하면서도 자주 느낄 수 있어 그때마다 "햐! 미국사람들"
하는 소리를 반복하게 되곤 하지. 예를 들면
ㅇ 2개의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는 둘 중 어느 한곳에 반드시 Stop Sign이 있지. 또 미국사람들 반드시 Stop해. 그런 곳에서는 “정지하여 1초간 대기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구만. 다 그렇게 해.
ㅇ 자동차 : 대개 Auto Transmission이고 Air Con은 거의 항상 켜있어, 그러다 보니 엔진도 큰 것을 달아놨고 차들도 다 커. 종류도 얼마나 많은 지 70-60년대 Fox Bargen에서부터 시내버스 타이어를 장착한 소형트럭(애들 장난감 중에 바퀴만 유난히 큰 소형트럭 있지) 까지, 아마 1000여종은 충분히 되겠어, 똑같은 차를 동시에 2대 보기가 힘드니까.
ㅇ 도로 : 무지하게 넓어, 우선 차로의 너비가 우리보다 넓은 것 같고, 그런 차로(Lane)가 보통 7개야. 노란줄로 양쪽 경계 표시를 해둔 가운데 차로는 가는 차건, 오는 차건 좌회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건 진입이 가능한 일종의 중립지대야.
ㅇ 신호등 : 우리하고 약간 틀리더군. 고속도로 진입로 입구에 “ Stop at Red Light"라는 사인이 있고 빨간 불과 파란 불이 약 30초 간격으로 반복되고 있었어(아침 Rush Hour에)
뭔가 했더니 고속도로에 진입하려고 가지도로에 빽빽하게 몰려있는 차들의 진입 숫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야. 고속도로에는 이미 쌩쌩 달리고 있는 차들이 있고 나중에 진입하려는 차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가면 정체가 생기니까 이를 방지하는 장치야. 무론 다 일단 정지했다가 30초쯤 후에 다시 출발하지. 자연스럽게 앞차와의 거리도 확보되고...
우리나라에 이런 장치가 설치돼 있다면 하루에 몇 명이나 이 신호를 지킬까? 하는 생각에 혼자 웃고 말지...
ㅇ 지도 : 대개 2불 30 센트이고 주유소 자판기에서 파는데 존경스러울 정도로 정확하더군. 또 각 건물에는 길에서 운전을 하면서도 볼 수 있는 장소에 적당한 크기의 숫자( Zip Code)가 씌어 있어서 번지를 확인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차 +지도” 라면 못 찾아 갈 곳이 없을 것 같더군.
뭔가 제대로 되어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 간혹 “ Do not Litter, Subject to 1000$ Fine"이라는 경고문이 눈에 띄지. 아하! 여기도 차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쓰레기 집어던지는 놈이 있긴 있는가 보구나 하고 무척 반가웠어.
실지로 그런 경고문 있는 곳에는 휴지나 담배꽁초 몇 개쯤은 눈에 띄었고...
(1000$ 벌금에 처한다?) 1000$이 얼마나 큰돈인데, 그리고 이 사람들 실제로 받아갈 터인데, 담배꽁초 차 밖으로 안 던지는 게 낫지.
ㅇ At the park : Dogs, Children
주말이나 휴일에 공원에 몰려 가 봤지. 도시가 숲 속에 있다고 해도 크게 과장이 아니야. 개인들이 자기 집 주위에 많은 나무들을 심어 놨고, 잔디밭 있고 거기다 공원이 무척 많아 주말이면 미국사람들 전부가 자기집에 없을 거야. 공원에 몰려나와 땀 뻘뻘 흘리며 뛰고 있거나, 자전거 타고 뱅뱅 돌고 있거나, 바비큐 화덕에서 고기 굽고 있거나, 개들 데리고 어슬렁거리거나 유모차 밀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참 부럽더군. Dog or Children : 아마 둘다 비슷한 정성을 들여 키우고 훈련시키는 모양이라 아무나 보면 짖어대고 주인을 강제로 끌고 돌아다니는 개는 없더군. 대부분 훈련소에서 기본훈련을 받고 나온다나... 어린애들도 울고 돌아 치고 볼쌍 사나운 애들 별로 없어, 어른들의 느긋한 Tempo에 맞춰져서 그런지 다들 느긋해, 차분하고...
한번은 식당에서 엄마하고 햄버거를 먹고있는 두 남매를 봤는데 오빠녀석은 우리 김태영이하고 아주 비슷하고 -나이나 한곳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는 행동거지나- 노랑머리 미국 엄마는 계속 No, Don't do that, OK!... 하는 몇 가지 단어들을 반복하며, 햄버거 한 개를 더 주문하여 돌아치면 햄버거 한 개 더 못 얻어먹는다는 거겠지. 결국 그 녀석 점잖게 앉아 있더군.
* 여기서 중앙일보 보고있어, 오늘도 당신편지 받았고...
5.5